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촌동생 정문선씨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현대차, “공시 내용만 보고 근거 없는 추정으로 작성” 주장
이길주
gaeloung@gmail.com | 2023-07-05 16:59:18
[하비엔뉴스 = 이길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촌동생인 정문선씨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문선씨는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차남으로, 현대비앤지스틸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5일 업계 및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제조한 상용차의 운반 일감을 북미 소재 정문선씨 소유의 회사에 넘겨줘 매출을 올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보면, 정문선씨는 미국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에 소재한 트리니온 법인 2곳을 소유하고 있다.
트리니온은 현대차 그룹 소속사가 아니다. 이 때문에 집단현황공시만으로 회사의 재무상태나 수익성, 내부거래 등을 확인할 수 없지만, 재계에서는 트리니온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덕’을 보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트리니온의 주력 사업이 현대자동차의 미국 상용차 제조법인인 현대트랜스리드를 상대로 한 3자 물류 사업이라는 점이 이유다. 현대트랜스리드는 북미 트레일러시장 1위이고, 트리니온이 미국 전역에서 사업을 벌이는 만큼 정문선씨가 내부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정의선 회장의 ‘사촌동생 챙기기’가 감시와 제재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규제 당국인 공정위가 이를 감시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공시법에 따라 그룹 집단현황에 대한 공시를 할 때 공시 의무사항으로 친족 및 친인척들에 관해 해외에 계열사가 있으면 같이 공시하게 된다”며 “공시에는 어떤 거래 관계나 숫자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은데, 단지 공시 내용만 보고 언론에서 보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정문선씨 회사와 거래한다는 사실 유무조차 모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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